주지스님은 부대와 자매결연 맺고 후원

  
주지스님과 함께 배추를 나르는 장병들

지난 11월25일 결제일을 하루 앞둔 보리암은 긴긴 겨울을 나기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불사는 김장. 연중 끊이지 않는 기도객으로 공양간이 늘 붐비는 보리암의 가장 중요한 음식은 김치다.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배추가 2천포기, 무가 8천개다. 모두 보리암 밭에서 재배한 채소들이다. 상추 갓 까지 여러 종류를 재배한다.

  
배추 옮기는 장병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버무리는 일은 신도들 몫이지만 가장 큰 난제는 봉우리 뒤편에 있는 밭과 절을 오르내리며 배추와 무를 나르는 일이다. 양이 많아 하루 종일 계단을 오르내려야하는 일은 여간 힘들지 않다. 주지스님과 신도들 고민은 보리암 아래 부대에서 장병 15명이 오면서 모두 해결됐다. 군승 출신인 보리암 주지 능원스님은 전역 후에도 군 포교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보리암 인근 부대에도 피자 등 자주 장병들에게 지원한다. 체육대회 등 행사가 있을 때면 늘 외면하지 않았다. 
 

  
 

부대는 장정들의 손이 필요한 김장 날 보리암을 도왔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면서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고 안개가 자욱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이 날 아침부터 장병 15명은 우의를 입고 배추와 무를 뽑아 보리암 까지 날랐다. 스님은 “애들이 얼마나 빠르든지 기도 마치고 올라가니 거의 다 내려보냈더라”며 “이 친구들 아니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배추 무 나르기는 오후 3시에 끝났다. 스님은 푸짐한 간식과 따뜻한 목욕으로 보답했다. 스님은 주지 부임 초부터 이 부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자매 결연을 맺고 체육대회 탁구대회 등에 후원을 해오고 있으며 부대 뿐만 아니라 보리암을 도와주고 관련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각종 기관들도 함께 상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리암에서 나는 각종 채소는 맛있기로 유명하다. “땅이 기름진 것은 아닌데 오염원이 일체 없고 차소리 등 소음이 없는 청정한 곳이다 보니 채소들도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병들이 나른 무와 배추는 이틀에 걸쳐 절이고 양념에 버물러 냉동창고에 쌓였다.